그 이름도 아파-트

[Layer of 정릉 #03] @아파트

매일 내 눈에 들어오고 볼 때마다 신기한 건축물이 있다. 바로, 아파트.

정릉 레이어에 대한 세번째(마지막이기도) 글은 내가 살고 있는 도시환경의 특징 of 특징, 아파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정릉동 사람들은 어떤 집에서 살고 있을까?

어디서 확인하면 되는지 많이 고민하지 않고 성북구청 사이트에 가보니 통계자료실이 있다. 여러 카테고리로 성북구 자료를 알아볼 수 있었다. 이런 행위만으로도 뭐랄까.. 전문(?) 시민이 되는 기분이다. (후후훗)

성북구 인구는 464,505명(2016년 3/4분기 기준) 웬만한 중소도시 인구와 맞먹는다. 메트로폴리탄  서울에 살고 있는 걸 느끼는 순간이다. 이 중 정릉1,2,3,4동에 사는 인구는 89,615명. 이들이 살고 있는 주택의 수는 26,752개. 이 중에 13,133개가 아파트. 정릉동 주택의 약 49%를 차지한다. 주택보급률은 놀랍게도(?) 100%가 넘는다. 이 자료만 놓고 보면 정릉동도 나름 살기 괜찮은 동네인 건가… (수치 데이터 함정에 빠질 뻔함 0-0)

우리나라 주택의 상징, 아파트답게 통계자료 중에는 아파트 건립-아파트 현황(전용면적기준)-아파트 현황(층별)-아파트 현황(사용년수) 등 아파트만 따로 떼놓고도 여러 정보를 알아볼 수 있다.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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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경제-인문학 등의 관점에서 다양하게 해석해볼 수 있는 아파트 현상. 과연 우리나라에서 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또 아파트를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잘산다는 상징인 것일까. 남들만큼 살기 프레임에 최적화된 구조물인 것일까. 아침저녁으로 동네 풍경을 층층마다 수놓는 아파트 거실 불빛을 볼 때마다 신기한 감상에 자주 젖는다.

지금 나는 원룸 빌라에 살고 있지만 나 역시 아파트 거주 역사가 약 10년 정도 있다. 아파트와 관련된 기억이 2가지 정도인데 학창시절 어두운 밤길을 걷다가도 단지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안심이 됐던 기억 그리고 처음 아파트로 이사간 날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겨울, 20층짜리 신축 아파트로 이사를 마치고 가족 모두 안방에서 따뜻하게 잠을 잤는데 다음날 아침, 엄마가 나를 포옥 안으며 “아파트로 오니까 좋다. 따뜻하지?” 라고 등을 토닥토닥해준 기억. 엄마의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 뒤 엄마는 아파트가 별로라며 주택으로 옮기긴 했지만 -_-

같은 면적의 땅바닥에서 시작해서 차곡차곡 레고블럭을 쌓는 것처럼 올라가는 아파트. 건축 기술의 발전으로 몇천, 몇만 세대의 아파트가 2~3년 안에 촤라락 세워진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도 롯*아파트가 세워지고 있는데 매일 수십대의 덤프트럭이 오며가며 지반을 다지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2년만 지나면 동네 풍경이 또 변할 것이다. 나는 그 건설현장을 보면서 버스가 조금 더 증편이 되어야 될텐데, 편의점이 몇 개 생기려나 따위의 생각을 하고 있다.

 

아파트는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많은 청년의 부러움을 사는 눈에 띄는 구조물이기도 하다. 막연히 아파트를 바라보며 ‘저 많은 집들 중 왜 내 집은 없을까’라는 생각을, 특히 월세 내는 자취생은 꼭 해봤을 터. 나는 아파트에 살(住) 수는 있어도 살(買)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무리를 한다고 해도 살(買) 수 없을 것이다. 아파트 값은 내 상상을 초월한다. 지금 서울에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대.다.나.다. 정.말.로.

위아래 양옆으로 가장 가깝게 사람과 사람이 살지만 물리적 거리만큼 공감적 거리는 비례하지 않는 아파트. 가까이 산다고 해서 가깝게 지낼 필요는 없겠지만 앞-옆-밑집에 누가 사는지 알지 못한다면 조금 무섭긴 하다.

땅 위 콘크리트 레이어, 아파트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들. 앞으로 아파트는 어떤 문화를 뿜어낼까? 분명한 건 아파트를 짓는 공사는 내 평생 계속 보게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라 그 쌓기의 현장에서 조금 떨어져 살면 좋겠다는 소박한 소시민의 바람을 가져본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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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영혼을 일에 쏟고 70%의 영혼은 딴짓에 할애하는 안 평범한 직장인이다. 곧 그 직장을 그만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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