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혼식가_배달음식 편

8화 죽 편

‘고독한 혼식가(혼자 식사하는 사람)_배달음식편은’은 서울시 성북구 정릉동의 1인 생활자들을 위한 배달음식 정보를 제공합니다. 본 연재물에 나오는 주인공 ‘오창민’은 고독한 혼식가를 위해 설정된 가상의 인물임을 알려드립니다.  *일본의 만화가 다니구치 지로와 쿠스미 마사유키의 원작, ‘고독한 미식가’를 패러디했습니다.


 

#1. 지독한 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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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감기에 걸려버렸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대비하여 보일러를 빵빵하게 틀고잤는데, 너무 더워서 자다가 깨버렸다. 잠깐 공기도 식힐 겸 창문을 열어놨는데 깜빡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목은 칼칼, 코는 맹맹, 머리는 지끈지끈. 와버렸다 지독한 감기놈이.

 

#2. 아무 일도 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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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가 걸려버리면 어떤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코가 막히니까 목이 따가우니까 숨쉬는 것부터가 너무 힘들어버리니까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진다.

 

#3. 죽이라도 먹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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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 때일수록 잘 먹어야 빨리 낫는다. 감기 걸렸을 때도 죽을 먹는게 맞는지는 모르겠찌만 왠지 아프면 죽을 먹어야만 할 것 같은 당위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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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야채죽, 젓갈, 계란찜, 동치미국물. 죽을 사면 이렇게 네종류의 반찬이 따라온다. 취향에 맞게 죽에다 뿌려먹을 수 있도록 깨와 김가루는 이렇게 별도로 포장해서 나온다. 당연히 당연히 뿌려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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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기본적으로 간이 좀 심심하기 때문에 반찬을 얹어먹어야 맛있다. 아…. 이제 좀 죽다살 것 같네. 뭔가 맛만 봤는데도 몸에 열기와 생기가 도는 느낌. 역시 음식의 힘은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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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이 적고 목넘김이 수월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먹기 좋은 음식이지만 죽을 먹지 말라고 하는 의사들도 의외로 많다. 사람은 어떤 음식을 먹건 적절한 횟수만큼 씹어줘야하는데, 죽을 먹게 되면 제대로 씹지도 않고 꿀떡꿀떡 넘겨버리기 때문에 몸에 역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또한 부드럽게 만든 것이라 흡수가 빠르므로 소화에 필요한 에너지가 소비되지도 않고 금방 흡수되어버리므로 다이어트에도 좋지 않고 당뇨 환자에게도 좋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것까지 일일이 신경쓰면 더 아플 것 같으므로 그냥 신경쓰지 않고 먹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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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많이 먹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죽을 먹을 때마다 느끼는건 메뉴들이 이게 과연 아플 때 먹는 음식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다채롭다. 야채죽이나 닭죽은 그렇다쳐도 새우나 게살, 한우가 들어가는 건 뭘까 싶다. 뭔가 더 이상 죽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뭔가 빈부격차가 느껴지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똑같이 아파도 가난하면 야채죽, 돈 많으면 전복죽 그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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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이지만 기력이 회복되는 느낌이다. 2만원부터 배달이 온다그래서 2개를 시킬 수밖에 없었다. 두었다가 나중에 먹어도 되겠지만, 그래도 가장 맛있을 때 맛은 봐두어야겠다. 식기 전에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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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살 치즈브로콜리치즈죽, 뭔가 엄청난 이름이다. 이름 걸맞게 큼직한 게살이 들어있다. 야, 이거 꼬소하니 맛있네. 게살도 통통하게 씹히고, 치즈도 너무 느끼하지 않게 적당히 고소한 것이 영양을 떠나서, 맛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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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란 음식은 원래 아플 때 먹는 음식이라기보단 가난한 사람들이 음식의 양을 불리기 위해 고안해낸 조리 방식이다. 요즘은 주로 쌀을 쓰지만 통상 죽이라는 것을 곡식을 묽게 끓여낸 음식을 말한다.

죽을 끓이면 곡식의 양이 보통 2-3배 늘어난다. 부피가 커서 그런지 일단 양이 엄청 많아보이고 먹다보면 금방 배가 불러오지만 결국은 다 물인지라 금방 다 꺼져버린다. 맛도 밍밍하고 씹는 느낌도 없고 싫어하는 사람은 엄청 싫어하는 음식이다. 오늘날에는 바빠서 끼니를 거르는 사람들을 위한 간단한 간편식으로 인기가 많다. 옛날과는 달리 다양한 별미메뉴들이 많고 쌀을 사용하여 맛있게 만들기 때문에 밥 대신 죽을 찾아서 먹는 사람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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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나서 아프면 서럽다던데, 그동안 아파본 적이 없어서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맛**죽에 대한 내 별점은 3개다. 맛있는 죽이라는 것은 틀림이 없다. 다만 죽이 아무리 맛이 있어도 태생적으로는 맛의 한계가 있는 음식인 것 같다. 아픈 게 아니라면, 굳이 시켜 먹어야할 필요성은 못 느끼겠다.

 

#4. 집에서 죽끓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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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 주재료 , 당근, 양파, 참기름, 소금, 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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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민 (옷장, oz@sinna.us)
아버지는 귀농하신 농부, 어머니는 전통음식연구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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